사랑 조각

NOVEL 2014. 9. 23. 23:59
길고양이조차 보이지 않는 흑연보다 깊은 어둠이 찾아와, 온 세상을 한 번 휩쓸고 지난간다. 카오스, 그 정연의 흐트러짐을 따라 이리저리 흩날리던 창날의 꽃잎. 장렬히 전사한 사랑과 그의 동료들. 아아, 아름다운 광경을 목격하고 눈물을 흘리는 소녀여.
준비가 돼 있지 않은 여리던 가슴의 품에 갇혀있던 모든 증오와 무질서함이 세상에 흩어지길, 그것이 바로 판도라의 상자의 잔인한 내용물이다. 모든 형제자매여, 눈이 멀어 서로를 알아보지 못해 죽음에 이르게 하거라.
혼란의 소용돌이 속 유일하게 맑은 눈을 떠, 엉키고 엉킨 관계로 물들어 굳어버린 동앗줄을 끊어줄 사람만을 애타게 찾는 이들만이 존재할 때. 시간같이 흐르기만 하던 사랑이 어느 순간 멈춰버릴 때. 인생은 제자리를 찬찬히 찾아가기 시작한다.
싹트는 봄의 느낌은 따뜻하다. 다만 그 안에 숨어있던 어두컴컴한 혼돈이 가끔 얼굴을 들어낼 때, 그 때 따뜻함을 압도하는 무력감을 만나버린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여름이 지나면, 가을이 오고. 가을이 지나면, 또 한 번 카오스가 시작되니까.
Posted by 냉콩국수

[태연정인] Two Different Tears. (愛와 哀)

 

 

 

w. VIVACENDO

 

 

 

 

 

 

 

툭, 투둑.

 

 

어느새 맑았던 하늘이 여물고 빗방울이 도로를 물들이기 시작한다. 급격한 소나기, 그저 한낱 여우비도 아닌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소나기. 그칠 기미는 없어 보였다. 오늘 일진이 왜 이러지, 하고 깊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린 한숨이 조용히 다락방 안에서 잠시 울렸다 사라진다. 밑으로 쏟아져 내려오는 비를 바라만 보고 있자니 자신의 처지가 너무 불쌍해 보인 것일까. 이미 곧게 펴져 깔끔한 머리카락 몇 가닥을 꼬아 비비던 그녀는 끙, 하고 무릎을 짚으며 일어섰다. 머리가 닿을랑 말랑한 눅눅한 갈색 원목 천장은 하늘의 눈물을 이기지 못하는지 삐그덕거리며 내려앉을 듯 아슬아슬하게 버텨주고 있었다. 그 광경을 고개를 들어 말없이 바라보던 정인은 한 쪽 입꼬리를 올려 피식 웃었다. 낡았구나, 너도, 나도.

 

 

안에서, 그리고 밖에서 잠글 수 있는 다락방은 무척이나 편리했다. 한쪽에서 잠그면 다른 쪽에서는 열지 못하기 때문에,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을 때 정인이 찾던 곳인 이유가 분명히 존재했다. 자그마한 창문 두 개가 있는 이 다락방은 밖에서 보이지 않았다. 그저 안에서 밖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커피를 홀짝거리거나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기에 그녀는 이곳이 편하다고 생각했다. 아니, 편했다. 남에게 자신의 마음 따위 들킬 일은 없었으니까.

 

 

벌써 몇 년이 지났구나. 정인은 발걸음을 옮겨 녹이 슨 자물쇠를 한 손으로 매만지며 중얼거렸다. 여기서 산지 몇 년. 당신과 헤어진지 몇 년. 눈가에 약한 주름이 잡히며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고 잠시 멈춰서 고민했다. 삼년? 사년? 오늘이 며칠이지? 아니, 오늘이 무슨 달이지? 그다지 중요치 않다고 판단되자 정인은 입김을 위로 불어 올려 지저분하게 흐트러진 앞머리를 다시 한 번 헝클어 놓았다. 몇 년이 지나도 그 자식의 얼굴은 잊혀지지 않으니까, 하고 속으로 끝맺음을 지분거리고 다시 철 자물쇠로 시선을 옮겨놓았다. 분명했다. 꼬부랑 할머니가 되어도 네 얼굴은 내 속에서 변하지 않겠지.

 

 

조폭 출신 아버지에 대한민국 엘리트 검사 딸- 아이러니한 조합이라고 수근거렸다면 좋았으련만. 모든 이들은 '특이하다'라기 보다는 '이상하다'라고 단정지어버렸다. 그 덕에 몇 번이나 날카로운 화살촉이 파고 들어가 깊숙히 상처를 세겨놓은 정인의 심장은 그 누구의 것보다도 단단한 갑옷을 싸매고 있었다. 이해하지 못하는 그들에게 정인은 자비를 베풀어줄 생각 따위 가지지 않았다. 나는 나니까, 너는 너고.

 

 

한참을 멍하니 회상하다가 다시금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를 정도로, 그리고 비가 멈췄는지, 그쳤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눈 앞이 뿌옇게 번진 후였다. 어이없는 실소를 내뱉고 다시 초점을 맞추고 천천히 무릎을 굽혀 자물쇠를 몇 번 돌린 뒤 그녀는 눈을 살며시 감아 슬픔을 가둬놓았다. 그녀가 항상 그랬던 것 처럼, 가둬놓았다. 안구건조증이라도 걸렸으면 좋겠다는 철없는 소원을 밤하늘에 조곤조곤 빌었던 것도- 이제는 3년? 4년?


 

철컥, 하고 무겁기만 한 자물쇠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동시에 정인은 걷어올린 소매를 다시 내려놓고 방울지어 내려앉을 준비를 한 물을 걷어내었다. 뭐가 억울하다고 울어, 유정인. 넌 원래 이랬잖아. 조폭의 딸, 아니, 이제는 죽어버린 조폭의 딸, 유정인. 너를 평생동안 쫓아다니던 이름이잖아.


 

그러나 정인은 알고 있다. 지금 눈물이 흐르는 건 그 당연한 상식 때문이 아니라는 것을. 언제나 자신을 조폭의 딸이지만 이상하게 검사인 유정인으로 생각하지 않고, 가끔은 따뜻하게, 가끔은 냉철하게 유정인, 이라고 불러주던 그의 목소리 때문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 수 있었다. 본능적인 느낌. 아, 나의 사람. 나만의 사랑. 나의 사치.

 

 

떨어진, 추락한, 어쩌면 겉보기에 볼품없는 자물쇠. 잠시 시선을 두다가 고개를 두어 번 젓고는 마지막으로 문 손잡이에 차가운 손을 얹어놓았다. 쓸데없이 시적이야, 입술을 달싹이며 지긋이 창 밖 풍경을 바라본다. 역시나, 비는 그칠 기미가 없어 보였다. 집 밖 심어진, 몇 백년이 지났는지도 모를 커다란 고목나무의 잎의 끝자락에 고인 빗방울은 몇 초- 아니 몇 초도 되지 않은 시간에- 도 지나지 않아 모든 애(愛, 哀)와 함께 쓸려내려간다. 이제 얼마 못 버티겠구나, 하고 이상하게 목이 울렁거림을 느낀 정인은 서서히 손잡이를 잡아당겼다.

 

 

 

 

 

 

 

아, 나의 사람. 나만의 사랑. 나의 사치.

나의 슬픔(哀), 나의 사랑(愛).

 

하염없이 밝은 날에 슬프고, 어두운 날에 기뻤던 날들,

그 지난 날들에 표하는 두가지 눈물.

 

 

 

 

 

 

 

 

fin.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조각  (0) 2014.09.23
별에서 온 그, 별난 그-01  (0) 2014.03.31
뱀파이어검사와 별에서 온 그대 크로스오버 팬픽  (0) 2014.02.24
Posted by 냉콩국수

prologue.

별에서 온 그, 별난 그

   *본 2차 창작물은 SBS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와 OCN 드라마 뱀파이어 검사를 크로스오버한 팬픽이며, 배경과 설정은 드라마와 조금 다를 수 있습니다. 뱀검은 시즌 2의 엔딩이 기준입니다.

  “승진 축하해-!”

  건배를 마무리하며 살짝 미소를 지어보이는 유 석. 그는 몇 년 전 있었던 S&C 그룹 후계자 이재경 사건을 맡고 나서부터 검사계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떠오르는 샛별 검사였다. 나이는 꽤나 어렸지만, 큰 사건들을 주로 맡았고 완벽하게 사건을 마무리 지었기에 그에게 승진이란 식은 죽 먹기였던 것이었고, 결국 검사생활 6년만에, 그는 부장으로 승진할 수 있었다.

  그는 살며시 미소를 지어보이며 즐겁게 수다를 떠는 친구들을 쭉 둘러보았다. 자신의 톱스타 여동생 유세미와 다시 성공적으로 복귀한 천송이의 기싸움부터 이재경 사건에 큰 도움을 준 후로부터 계속 연락하고 지내던 형사, 미스테리한 외계인 도민준과 S&C CEO 이휘경의 일상적인 수다까지 평범해 보이는 평범하지 않은 이들의 것이었다.

  그들은 검사생활 중 만난 그 모든 사람 중에서도 가장 소중하고, 의미 있는 사람들이였다.

  “도민준씨도, 한잔 하시죠?”

  세미가 활짝 웃으며 신나게 소주를 흔들었지만, 민준은 술을 못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강남 1분 정전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이니, 아마 어떠한 일이 있다 해도 다시는 술을 입에 못 담겠지. 벌써 붉게 물들은 송이는 쿡쿡 웃으며 민준을 꼭 껴안고 한잔은 괜찮지 않냐고 애교를 부렸고, 반사적으로 그 사실을 아는 이들이 안된다며 급히 손사래를 쳤다.

  “미안. 먼저 가봐도 될까?”

  벌써 벌겋게 익어버려 히히거리는 천송이를 업고 민준이 양해를 구하자 당연하다며, 나중에 또 한 번 놀러오라고 환히 웃는 유 석이다.

  많은 이들이 자리를 뜨고, 형사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쯤, 그는 유검사를 바라보며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이번에 승진하고 특검팀 발령났다면서요?”

  “예, 그렇게 좋은 소문이 돌지는 않지만……. 제 나이를 감안하면 뭐, 썩 나쁘진 않죠. 게다가, 옛날 제 라이벌이 그곳 소속이에요. 그런데…….”

  “왜요? 뭐 안좋은 일이라도 생겼답니까?”

  역시 눈치100단 형사. 그는 정확한 촉으로 유검사의 정곡을 찔렀다. 한숨을 푹 내쉬며 유 석은 소주병을 들어 다시 한 번 빈 잔을 채워 입으로 털어넣는다.

  “민태연 그 자식……. 몇 달 전에 실종처리되었거든요. 사건 해결 중에 부검의도 죽고, 피의자, 검사 모두 실종됬어요……. 라이벌이였지만, 꽤나 친했는데.

  그 팀 소속 여검사가 뒷세계에 힘 좀 쓰는데, 그 여검사 때문에 그 팀 담당했던 부장검사가 쫓겨났죠. 그거 아시죠? 자라부장 비리사건. 아무튼 며칠 전 그렇게 부장 짤리고 제가 윗분들께 딱 눈에 들어온거죠. 그래서 승진도 이렇게 된거고…….

  하지만 그렇게 마음이 편하지만은 않네요. 민태연 돌아오지 못하면,”

  유 석이 또 한번 소주를 입에 털어넣고선 이야기를 잇는다.

  “그 팀, 없어지고, 저도 다른 팀으로 옮겨가야되는데. 전 정말 그 친구, 다시 보고 싶거든요.”

  밤이 깊어지고 이윽고 형사까지 승진 정말 축하한다는 말과함께 어깨를 토닥이고 자리를 떴다. 이제 유 석 혼자만 자신의 집에 덩그러니 남아있었다.

  술기운 때문에 열이 확 올라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비틀거리며 침대에 앉은 그는 한숨을 푹 쉬며 답장이 오지 않는 애꿎은 자신의 폰만 째려보다, 이내 뒤로 털썩 쓰러져 곤히 잠에 들었다. 그의 스마트폰은 그가 잠든 후에도 진동 없이 고요했다.

  유 석의 진심이 담긴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문자.

  ‘민태연, 너 어디야’

  ******

  그날 그는 정말 괴상한 꿈을 꾸었다. 민태연이 어떻게 다시 특검팀으로 복귀했는데, 이미 죽은 것으로 알려진 자신의 여동생과 함께 온 것이다. 그 여자아이를 안고 태연은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말했었다.

  “안녕, 연지야. 잘 가.”

  어렴풋이 밖에 기억이 나지 않는 그의 예뻤던 동생 연지는 그 말과 함께 재가 되어 눈물만을 방울 방울 남기며 사라졌고, 태연만이 그곳에 남아 있었다. 유 석이 다가가자, 그는 뒤로 물러섰다. 자신은 위험하다며, 더 이상, 더 이상 가까이 하지 말라며 말이다.

  그렇게 다가가고, 물러나고, 다가가고, 물러나는 한치의 양보가 없는 치열한 움직임 끝에 태연이 그의 손을 뿌리치는 것을 끝으로 그는 갑작스럽게 꿈에서 깨었다.

  지끈거리는 머리를 꾸욱 두 손으로 눌러준 다음, 그는 감길 듯한 눈을 힘겹게 떴다.

  꿈의 내용은 아무리 회상하려 해도 기억나지를 않았다.

  젠장할.

  그는 옅은 욕을 내뱉고 다시 한 번 떠올리려 했지만 마지막에 민태연이 손을 뿌리치는 것, 그것밖에 기억나질 않아 결국 그냥 포기했다.

  끙끙거리며 침대에서 내려온 뒤에 그는 벽에 걸려있는 화려한 시계를 흘깃 쳐다보았다.

  5시. 아직 시간은 충분했다. 어떻게 자신은 술을 마셔도 5시에 깨냐며 이상하다는 듯 고개를 절래절래 저은 유 석은 어지러운 정신을 가까스로 붙잡으며 술냄새가 깊게 벤 옷을 한 겹씩 벗기 시작했다.

  ******

  삑삑-

  텅텅 빈 주차장에서 경쾌한 두 음이 들려온다. 유 석은 완벽하게 주차된 자신의 에쿠스를 바라보곤 피식 웃었다.

  어느새 자신은 이토록 높은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친구 또한 많았고 부모님도 별 질환 없이 건강하셨다. 그렇게 완벽하고 변동 없던 그의‘노멀’한 삶 속에서 민태연의 실종은 무엇보다 심각하게 다가왔다. 검사 생활에서 겪는 끔찍한 사건들과는 달리, 유 석의 생활은 마치 가공된 보석과 같이 단단하고 깨끗하기만 했다.

  민태연은, 그 보석에 작은 금을 만들었다. 유 석은 그 금에 신경을 쓰지 않을 수가 없던 것이다.

  긴 다리를 휘저으며 여유롭게 엘레베이터로 걸어가는 유 석. 그는 찬찬히 고등학교 시절의 교복 입은 민태연를 떠올렸다.

  “민태연!”

  “왜? 또 자랑하려고 왔냐?”

  아니꼽다는 듯 장난스럽게 쳐다본 태연은 유 석이 대답이 없자 다시 공부에 열중하기 시작했다.

  “민태연! 너……. 너!”

  말투의 심각성을 눈치 챈 태연은 천천히 책을 보고 있던 시선을 그를 향해 옮겼다.

  “왜. 무슨 일이라도 있어?”

  침을 꿀꺽 삼키곤 가슴을 몇 번 쓸어내린 유 석은 아직까지도 주체가 되지 않는 떨리는 목소리로 그에게 뉴스를 선고했다.

  “연지가……. 그게…….”

  태연은 연지라는 이름이 나오자 자리를 박차며 자습실에 있던 모든 이들의 꽤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하지만 그것과는 상관이 없는 듯 그는 유 석의 어깨를 강하게 잡고 흔들어댔다.

  “왜! 연지가 왜!”

  유 석은 그제서야 완성된 문장으로 그에게 답할 수 있었다.

  “많이 다쳤어. 한국병원으로 가야 해.”

  태연은 유 석을 확 밀치고 전력으로 달려갔다. 그가 떠난 자습실에는 고요한 침묵만이 맴돌고 있었다. 그 누구도 태연의 일을 묻지 않았다. 어짜피 그들은 태연의 환경을 잘 알고 있었으니까 말이다. 그에게 동생 연지란, 이 세상의 전부나 마찬가지였다.

  결국 며칠 뒤 연지의 소식을 들었을 때 연지는 사망판정을 받았고, 태연은 한없이 무너져 유 석, 자신을 알아볼 수 없는 지경에 다다렀다.

  유 석이 그를 찾아갔을 때엔 물 한모금도 마시지 못하고 3일동안 연지만을 되뇌이며 힘겹기만 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유 석은 그를 이해하려 했지만, 쉽사리 죽음과 사랑이라는 감정에 가볍게 공감하는 척 할 수는 없었다.

  그는 아직 겪어보지 못한 일이었으니까 말이다.

  그는 태연을 향해 손을 뻗었지만, 이내 한숨을 쉬며 병실 문을 닫고 나왔다.

  그게 마지막이였다. 그의 이름만 소식을 통해 들려왔을 뿐, 더 이상 아무런 마주침이 없었다.

  그런대도, 민태연은 쉽게 잊혀지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 그리웠다.

  유 석은 잠시 감정을 접어두고 차갑고 세련되게 건설된 검찰청 건물 안으로 들어섰다. 민태연이 다시 와 있다면, 이라는 희망적이지는 못한 생각을 되뇌이며.

  ‘검찰청의 상징의 다섯개의 직선은 정의, 진실, 인권, 공정, 청렴을 뜻하며, 주색조인 청색은 합리성과 이성을 상징. 좌측으로 부터 각 직선은 공정, 진실, 정의, 인권, 청렴을 상징하며 중앙에 칼의 형상인 정의가, 그 좌우에 각각 진실과 인권이, 다시 그 좌우에 공정성과 청렴이 있는 형태이다.’

  예전에 끊임없이 건물 앞에서 중얼중얼 외우던 그 문장들이 갑자기 머리엔 왜 떠올랐는지는 몰랐지만, 그는 이제 여유롭게 살짝 웃으며 그 날카로운 칼에 반항할 수 있었다.

  “민태연은, 이걸 가당치도 않은 이야기라고 생각하겠지.”

  하지만 그는 이 상징을 마음 속 깊숙히로는 믿을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수 밖에는 없었으니까.

  자신의 꿈을 다시 되찾으려면……. 정의, 진실, 인권, 공정과 청렴. 이 다섯 단어를 믿을 수 밖엔 없었을 테니까.

  아련한 회상을 곧 끝내고 첫 부장으로서의 출근을 하는 유 석. 그의 고급 가죽 구두가 대리석 바닥에 부딪히며 나는 소리는 경쾌하고도, 뭔가 모를 그런 깊은 슬픔이 깃들어 있었다.

Copyright (C) VIVACENDO 2014. All rights reserved.
이 소설은 3/31일 노벨링2014로 변환되었습니다.

이 소설은 소설글양식 및 A5(국판) 기준으로 8페이지 작성되었습니다.
총 글자 수는 4465글자, 공백을 제외할 시 3217글자입니다.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조각  (0) 2014.09.23
[태연정인] Two Different Tears.  (0) 2014.09.03
뱀파이어검사와 별에서 온 그대 크로스오버 팬픽  (0) 2014.02.24
Posted by 냉콩국수

구상중입니다 하핫;;

'NOVEL'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 조각  (0) 2014.09.23
[태연정인] Two Different Tears.  (0) 2014.09.03
별에서 온 그, 별난 그-01  (0) 2014.03.31
Posted by 냉콩국수
이전페이지 1 다음페이지

태그목록

사이드바 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