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80초 생각나누기; 지혜편 <길을 묻다>

 

 

 

텔레비전을 보다가, 아니면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리는 이어령 교수님의 1 20초짜리 동영상을 마주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들 중에는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할 것입니다. 80초의 짧은 동영상에서 과연 무엇을 배워갈 수 있을까요? 이 짜리 몽땅한 동영상에서 과연 우리가 지혜를 배워 갈 수는 있는 것일까요?

 

무엇을 습득하는 일에 시간은 사실상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그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얼마나 깊은 지혜를 얻을 수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죠. 우리들은 매일 학교에서 몇 시간씩 수업을 하지만, 인생에 필요한 지혜를 배우지는 않는 것 같지 않습니다. 학교의 수업시간은 80초의 몇 배나 될까요? 이 책은 읽는 데에 몇 십분 가량밖에 걸리지 않습니다. 정말 하나의 이야기 당 80초만 소모되는 꼴이죠. 그렇지만 이 책을 읽음으로써 저는 몇 년 가량의 지혜를 얻었던 것 같습니다. 시간과 습득은 전혀 비례하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죠.

 

“80초면 칫솔질 하는 시간, 구두끈을 매는 시간,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 커피 한 잔 마시고 담배꽁초를 버릴 수 있는 자투리 시간입니다. 하지만 그렇게 짧은 시간을 가지고도 우리는 일생을 결정짓는 생각과 행동을 할 수 있습니다. -<길을 묻다> 8, 머리말에서

 

우리의 하루인 24시간에는 셀 수 없이 많은 80초들이 있습니다. 24시간의 80초 한 개만 지혜를 기르는데 써 봅시다. 우리는 그 80초의 투자로, 미래의 여러 80초의 시간을 현명하게 넘길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책에 25일 동안 하루에 80초만 투자한다면, 우리는 다 읽고 이 책을 다시 책장에 넣어 놓음과 함께 지혜로운 미래를 약속 받는 것이 됩니다.

 

이 책에 흘러가는 줄거리는 없습니다. 그래서 줄거리는 아쉽지만 쓰지 못하겠군요. 하지만 이 책에 들어있는 25가지의 짧은 80초짜리 이야기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은 알려드릴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어령 교수님이 찾아낸 생활, 역사, 학문 속의 사소한 발견, 그리고 그것들의 연합으로 그 이야기들이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엮일 수 있는 점을 찾아 교훈을 대입시키는 능력은 엄청난 창의력과 깊은 학문적 지식이 필요한 일들 중 하나입니다.

 

똑 같은 숫자라도 사람들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다는 거, 알고 계신가요? 80이라는 숫자는 한자로 쓰면 八十이 됩니다. 이어령 교수님께서는 이 팔십을 어떻게 보실까요? 이어령 교수님은 이 팔십을 세로로 쓰면 우산을 뜻하는 ()의 약자가 된다고 합니다. 교수님의 말을 빌리자면, 80년 혼자 쓰고 살아온 내 우산으로 당신과 당신의 아이들을 받쳐 주고 싶습니다.” 라고 우산을 해석하십니다.  80초를 다른 공간으로 바꾸어 지붕이라고도 하시지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거할 든든한 집이 있어야 할 것입니다. (중략) 그래야 추위에 떠는 손님에게 아랫목 구들을 내어줄 수가 있고 더위에 땀을 흘리는 사람에게 돗자리 깐 마룻바닥을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80이라는 숫자 하나가 이렇게 다르게 해석 될 수 있다는 사실, 이 이유는 무엇일까요?

 

그 이유는 우리의 뇌가 무한한 영역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뇌는 우주처럼 애매하고도 넓은 곳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한가지를 배우고 열을 이해하고, 한가지를 보고 열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죠. 이 넓은 공간에서 우리는 마음껏 뛰어 놀아야 합니다. 그래야지 우리의 시선이 넓혀지고, 더 다양하게 이해를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책은 우리의 길잡이입니다. 혹시라도 그 넓은 벌판에서 길을 잃고 헤매지 말고, 지혜로운 길을 제시해주는 것입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지혜를 배웁니다. 1등 다음에는 2등이 있고, 1등이라는 자리는 누구나 차지할 수 있지만, 나는 이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존재이기 때문에 소중한 것이라는 것도, 미국에서는 help me 라고 도움을 요청하지만 우리나라는 ‘사람 살려’라고 하는 것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는 것도. 방황은, 무언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임을, 검색으로 찾을 수 없는 사람의 감정이 세상에는 존재한다는 것을 우리는 배울 수 있습니다. 이미 머릿속으로는 알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사실들을 아름다운 말과 이야기로 포장한다면, 우리는 그제서야 그것을 머리 밖으로 꺼내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책은 그 자체로서 지혜를 하나 더 알려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위인들의 말은 노력해라, 사랑해라, 아껴라, 소중히 여겨라 등, 아주 기본적인 생각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다만 우리가 하는 말과 그들의 명언은 겉의 모습이 다른 것일 뿐입니다. 왜 우리들이 기껏 꾸며놓은 지혜를 사람들은 오글거린다고 하고, 명언은 마음에 세기고 다니는 것일까요?  그저 겉모습이 다르다면 왜 그렇게 다른 것을 배척할까요? 이것 또한 이 책에서 주는 교훈입니다. 아까 언급했듯이, 우리는 똑같이 책을 읽고서도 다른 여러 가지의 교훈들을 받아들일 수 있죠. 그렇다면 지혜는 이제 스스로의 무궁무진한 힘으로 한번 찾아보는 게 어떨까요? 마음 속에 깊이 잠들어 있는 우리의 기본적 이성과 양심이 가져다 주는 지혜를 이제 깨워봅시다. 그리고 공책을 꺼내고, 우리 생활 속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봅시다. 지혜는 휘황찬란하게 말의 꾸밈으로 치장되기 전에는 항상 우리들 곁에 소박하게 존재한다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소박함을 엮어 전혀 꾸미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그리고 이해하면 감탄할 만큼 논리적인 지혜를 담은 이 책을 현대를 바삐 살아가는 당신에게 선물하고 싶습니다.

Posted by 냉콩국수

Many masks currently exist in Korea. 양반탈, 할미탈, 각시탈 are some examples of Korea’s masks. However, what I want to mention about is different masks; the social masks of humanity that can hide one’s personality and independent ideas, making them suitable for a specific society. People can be different every time you meet them when they have a different social mask on.

<How in heaven’s name>’s Korean title mentions about masks of humanity. The protagonist of this story, Shin Kil-man wears a huge heavy mask of a soldier and a POW for many countries. One who loves his country and family cannot run away to save himself from a dangerous demand. Shin was one of them too.

Shin was raised in a normal tenant farmer’s family. To drive poverty out of his family, he decided to participate in the WW2 as a Japanese soldier since he was promised to be made township clerk if he survived from the war. The Japanese were ruthless even to their soldiers. Living with one ration per day, it was a miracle that they could even stand. They fought their final stand, but were surrounded. Shin became a USSR POW, not that satisfactory but better treated than his last moments in the Japanese army. He also met a Korean interpreter and fellow friends, which gave him big hopes. One normal day, he got a proposition about becoming a soldier, with healthy rations and better treatment. He didn’t have any other choices available but it.

He got defeated by Germany, this time. Germany had only even harsher treatments waiting for him. Shin and his friends did their best to go back home, but they could only obey orders that were given to them, and they had to fight new battles all over again.

Finally, they became American POWs. They had enough of this repeating, dangerous life. They brainstormed more passionately than ever before, concluding with the idea of a last big bang; a blood testament. Unfortunately, the idea failed and they were treated dangerously. After those gloomy days, they were on a move to USSR again. They didn’t lose their hope, and believing the optimistic colonel, they foolishly trusted on a fake idea that they were heading home. There was a short break in their travel to USSR, and suddenly enormous amounts of gunshots were headed to all the POWs. And all was still, the book concludes.

Did you know that the ending is slightly different in the English and Korean version? In the Korean version, Shin’s narrating ends with the description of gunfire. However, there is one sentence that made me cry uncontrollably in the translated version. ‘And then all was still.’ This sentence just made me burst out crying. I can’t simply define the reason, but I think that sentence is the best one in whole story. The quote about surviving in a tiger’s cave came to me newly as well. It was just a widely-used quote in the past days; but I would keep on remembering those who died at war when I think of that quote. Also another thing about my emotions; the Koryeo people had a great impact. Seeing something that I learnt in history class in a novel, came to me newly. No author in the world can describe this story better than Cho Cheongnae.  

WW2, was absolutely horrific even just looking at the numbers of people dead. However, if you open your eyes and ears to those people’s stories, not their social masks of soldiers, war would be the last thing you would ever welcome. This story is especially not simply a historic novel for Koreans; this book gives the eyes that make us look back to when Korea was poor and powerless and makes people again thankful about our ancestor’s sacrifice for our country. Even if they didn’t cause direct critical changes, I believe that it helped Korea to develop. I strongly believe that this book should not only be read by Koreans; everyone should read it. After all, there might be a world war 3, with worldwide participation with a mask of a soldier. You never know.

Posted by 냉콩국수

함규진_왕의 밥상

REVIEW 2014. 3. 25. 18:18

왕의 밥상: 식탁에 차려진 전국 팔도 

1.    책 선정 이유

나는 한국사를 EBS의 인기 한국사 강사 최태성 선생님께 배우는 것을 매우 좋아한다. 왜냐하면 딱딱한 사료를 증거로 한국사를 설명하면서도 중간 중간에 우리가 졸지 않도록 그 주제와 관련 있는 재미있는 역사 속 일화를 많이 이야기해주시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왕의 가족들끼리 있었던 일, 형제 싸움과 관련된 이야기 그리고 독살과 암살시도 등. 하지만 아무리 재미 있는 인강에도 한계는 있다. 한국사 자격증을 목표로 배우는 아이들에게는 그 딱딱한 사료의 내용을 가르쳐주고, 그것을 중심으로 강의를 해야 하니까 말이다.

나 역시 자격증 취득을 목표로 접했던 한국사 강의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한국사 자체가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왜냐하면 한국사는 역사이기도 하지만 사람 냄새 나는 살아가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나의 한국사는 역사적 자료의 결합으로 만들어진 추측뿐만 아니라, 이런 조상들의 소소한 이야기까지 포함되는 개념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한국사를 배우는 이유를 옛 일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고, 반성하는 이유 때문이라고 형식적으로 말하곤 한다. 물론 옛 일을 통해 반성할 것은 반성하고, 요구할 것은 요구하는 것이 맞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그런 이유보다는 그저 조상들의 인간성과 사생활을 엿보면서 느껴지는 공감때문에 역사를 공부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많은 재미와 공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되었다. 역대 조선 왕들의 식습관과 식탁! 이 얼마나 사생활적인 것인가. 비록 논픽션이지만, 픽션 같이 흥미진진한 이야기들과 추측으로 이루어진 책, 한규진 박사의 <왕의 밥상>은 나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에 아주 좋은 책이었다.

 

2.    줄거리

이 책은 총 5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첫 번째 장은 옛날 왕의 식사시간을 재현하고, 중요한 식탁에서의 핵심 정보를 끄집어낸다. 예를 들어 궁녀들이 아닌, 대령숙수가 왕의 밥상을 차렸을 수도 있다는 것과, 왕이 밥상과 많은 관련이 있을 수 밖에 없던 이유를 제시한다. 2장은 역대 왕들의 밥상을 다루었다. 3장은 수라상을 차라기까지의 과정과 형식을 설명하였고, 4장은 왕의 밥상을 음양오행을 통해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5장은 밥상에서의 정치적 영향(진상, 휼전 급식과 사여 급식, 감선 등)을 다루었다.

 

3.    책을 읽고 느낀 점

이 책에서 내가 가장 관심이 있던 부분은 부정할 수 없이 2장이라고 할 수 있다. 어차피 내가 이 책을 집어 들었던 이유는 그들의 사생활이 궁금했기 때문이다. 내 눈에 가장 식습관이 특이했던 왕들 몇 명을 나열하고 그들에 관한 나의 주관적인 생각을 적겠다.

먼저 세종은 즉위 초에는 보기 거북할 정도로 뚱뚱했고, 말에는 온갖 병을 달고 달아 걸어 다니는 종합병원이라고 불렸을 정도라고 한다. 하긴 세종은 완전한 문인으로서 운동을 싫어했고, 고기를 좋아해서 살이 그렇게밖에 찔 수 없었다고 한다. 게다가 자기 멋대로 과로하고 편식하는 바람에 병들을 그렇게 달고 살게 되었다고 한다. 결과만 보면 참으로 대단하고 존경을 받을 만한 위인이지만, 그의 밥상과 건강은 엉망진창이었다. 나도 세종처럼 되지 않도록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고 운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다음은 연산군이다. 연산군은 조선 왕 중에서 거의 유일하게 음양오행을 거스르며 먹고 싶은 것을 먹고, 외국에서 음식을 구해 맛있다는 것은 다 먹었다고 한다. 그는 폭군답게 희귀한 음식을 무차별하게 구해 먹었고, 그로 인해 특정한 지역 백성들은 참 힘들었다고 한다. 아마 조선 왕 중에는 가장 서양의 왕들과 비슷한 식습관을 가졌을 것 같다. 그래서 그도 그렇게 성질이 포악해졌을까?

인종은 지나친 효도로 몸이 상한 케이스다. 일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흰 죽만 먹고,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효도하다가 건강이 상해 죽어버린 것이다. 세종과 비슷한 성군이 될 수 있었는데, 참으로 아쉽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의 선택 또한 그렇게 미련하지만은 않았고, 나 또한 그를 탓할 수는 없다. 그는 그대로 아름답게 산 것이다.

영조는 가장 장수한 왕이다. 그는 세종과 비교되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고 자기관리가 철저했다. 그래서 그가 그렇게 오래 병 없이 살 수 있었나 보다. 또한 그는 정치적으로 감선(식사를 일정량 줄이는 것)을 행했고 그것 또한 어느 정도 그의 수명을 늘려주었다. 그의 이야기를 읽으면 정말 열심히 자기관리에 임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영조와는 반대되게, 정조는 특이한 습관이 있었다. 그는 엄청난 천재 (세종보다도 더) 였기 때문에 오히려 신하들에게 견제를 받았고 아마 그 스트레스로 인해 흡연을 했을 것이다. 그는 정말 자랑스러운 흡연자였고, 그를 말리는 신하들에게 그 천재적인 언변으로 담배는 유익하다고 설득할 정도였다. 그도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구멍이 있어야 할 것 아닌가. 인종 때와 같이 나도 그를 책망하진 않는다. 조선 왕들은 오락을 즐길 수도 없었는데, 그도 과로를 풀을 방법이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다음은 철종이다. 철종이 서민 출신이라는 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다. 그는 아주 먼 왕가의 친척이었지만 평범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웃으며 농사하는 사람이었다. 그런 사람이 갑자기 궁중의 예법에 맞춰 음양오행에 따라 밥을 먹으려니 얼마나 힘들었겠는가? 그는 타락죽 (우유죽) 보다 막걸리를 더 좋아했다. 그리고 서민 생활을 그리워하다 죽었다. 왕의 생활은 그렇게 넉넉하고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철종은 불쌍하게도 그렇게 앓다가 죽었다. 그리움에 젖어서 말이다. 사람은 자신에게 맞는 것을 먹어야 한다는 말도 틀리지 않는 것 같다.

조선 왕들은 다른 나라의 왕들과 많이 달랐다. 중국의 왕은 기름진 고기를 즐겨 먹었고, 서양의 왕들도 마찬가지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먹는 것이 익숙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명은 우리나라 왕들이 더 짧았다. 하지만 후반부의 의학 발달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왕들은 꽤나 오래 살았다고 할 수 있는 것 같다. 건강한 식습관은 우리의 인생을 좌우한다는 것도 가슴 속으로 깨닫게 되었다.

이 책을 읽고 한층 더 유식해진 것 같은 좋은 기분이 들었다. 남들은 모르는, 은밀하고 작고 흥미진진한 왕 개인의 사생활을 파악하게 되니, 친구들에게 퀴즈도 내고 유식한 척 할 수 있게 되었다. 세종과 정조 중 누가 더 똑똑했을까? 아니면 인종은 왜 그렇게 빨리 죽었을까? 영조는 어떻게 그렇게 오래 살았을까? 외국과 비교해서 우리나라 왕들은 장수했을까, 못했을까? 이 책은 참 많은 것들을 나에게 선사한 고마운 책이다. 남들이 알지 못하는 것을 알게 되면 느껴지는 쾌감! 배움의 기쁨을 채워준 <왕의 밥상>은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다.

Posted by 냉콩국수

체탄 바갓_세 얼간이

REVIEW 2014. 3. 11. 18:03

<세 얼간이>라는 흥겨운 발리우드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이 책을 읽은 후 뒤늦게 영화화된 버전을 보게 되었는데,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발리우드 특유의 흥겨움과 댄스, 노래가 잘 어우러져 3시간이 빠르게 지나간 영화버전과 이 책의 내용이 사뭇 다르다. 기본적인 배경은 같지만, 전체적인 내용에서 풍기는 무드가 정말 대비되도록 다르다.

영화화된 버전은 희망적이고 웃긴 요소들이 많은 반면에, 책 버전은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며 풍자적인 이미지가 강하다.

인도의 교육 시스템에 대한 비판을 하는 세 얼간이와 이 시스템에 반항하고 완전히 바꿔놓는 세 얼간이들.

그들은 어떻게 다른 것일까?



이 세 얼간이들은 정말 얼간이들이 아니다. 인도에서 가장 얼간이가 아닌 사람들이라고 칭할 수 있는 대단한 천재공학대 학생들이다. 그 아이들이 얼간이라 불리는 이유는 아마 그들의 반항 안에 숨어 있을 것이다.

그들은 처음엔 사소한 교육 제도의 비판부터 시작해서 시험 부정행위까지 모든 수단을 가리지 않고 그들이 추구하는 것들을 이루고자 한다. 적어도 라이언은 말이다.

나머지 두명 중 하리는 라이언을 따르지만 자신감이 부족한 소위 '엉덩이가 무거운' 사람이다. 알록은 공부할 수 밖에 없는 지독한 가난에 처해져 있어, 친구들을 잠깐 떠나지만 다시 그가 필요한 친구들 곁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다.

결국 이들은 정학에 처해지고 엄청난 위기를 겪지만 결국 화자를 포함한 친구들은 결혼하거나 썸타거나 좋은 직장을 얻는다. 물론, 공학공부를 열심히 해서이지, 반항이 도움 준 것은 한 가지도 없었다.


영화에서는 코믹하고 해피한 엔딩을 주어 각자의 꿈을 이루지만 (하리: 사진작가/알록: 돈 많이 벌기/라이언: 자유로운 직종) 책에서는 그들 모두가 정해져 있는 길을 걷게 된다. 장난스럽다보단 필사적이고, 심각하고, 희망이 없는 이야기가 많이 있었던 진지한 책과는 달리 영화는 초등학생이 봐도 그럭저럭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만들어졌다.


두 작 모두 훌륭하지만 특히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에게는 책으로 된 편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한민국 학생들과 이 인도 최고의 공학대학 학생들의 생활과 생각은 꽤나 비슷하기 때문이다. 두 편 모두 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도 원작을 읽은 다음에 영화를 보면 중간 중간 없었던 부분, 새로 생긴 부분등을 짚어내는 재미가 생길 것이다.



우리들도 이들처럼 얼간이였다면 얼마나 좋을까. 뒷일 생각하지 않고 행동하는 건 바보짓이지만 자유의 상징이기도 하다. 학창시절, 실수가 용서되는 그 때에 사고도 적당히 쳐보는 추억이 있으면 아마 어른이 되어 동창회에 나갈 때 할 얘기가 산더미일 것이다. 영화 편의 엔딩처럼, 모두가 한 자리에 모였을 때 즐겁게 웃을 수 있는, 현실을 잊을 수 있는 그런 흥미진진한 이야기, 우리 모두 만들어 보는 게 어떨까. 

얼간이처럼 말이다. 학창시절엔 자유를 누리자.

Posted by 냉콩국수

처음엔 무작정 제목 때문에 끌렸던 책이다. 특히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읽는 것을 좋아하는 나로선, 이 책이 그저 흥미진진한 로맨스 장르일 줄 알았다. 하지만, 내 예상은 완전히 빗나간다. 이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 아마리(가명)은 자살을 하려 결심하지만, 다른 책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줄거리이다. 자신의 이야기이다 보니 솔직하게 모든 것을 말하는 것도, 감정을 거침없이 표현한다. 이 모든 것이 마음에 쏙 들어왔다. 그러면, 아마리는 어떤 이유로 자살을 결심했을까.


우리나라의 청소년들은 과반수 가까이 진지하게 자살을 고민해본 적이 있다고 답하는 최고의 자살률을 자랑하는 나라이다. 그들의 이유는 집단 따돌림. 소위 말하는 '왕따'이다. 왕따라는 이유로, 친구도, 부모도, 선생님도 도와주지 않는다고 그들은 그들의 목숨을 스스로 거두어 간다. 이 아마리도 그와 비슷한 경험이지만, 어른이 가져야 하는 책임감까지 가담해 죽고도 남을 상황이었다.

이 아마리는 한 마디로 보잘것 없는 사람이다. 대학도 적당히, 남자친구도 적당히 사귀어 결혼해서 편하게 가정이나 꾸릴 생각이었던 아마리는 남자친구가 떠나가자 순식간에 붕괴된다. 집에서는 도저히 부담되어 살지 못할 것 같아 뛰쳐나와서 3평짜리 원룸에서 살고, 뒤룩 뒤룩 살이 찌고 아무도 그녀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는다. 적당히 파견사원으로 살다가 결혼할 생각이었던 그녀는 평생 파견사원으로 살아야 할 운명인 듯 했다. 그녀는 홀로 29번째 생일을 보내다 극단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 진지하게 행동에 옮기려고 서늘한 칼을 손목에 갖다대지만, 그녀는 그럴 만한 용기조차 없었다. 그러다 그녀는 텔레비전에서 삐까뻔쩍하게 나오는 라스베이거스를 보고 완전히 새로운 꿈을 꾸게 된다.


'만약 내가 라스베이거스에 가서 저런 호화로운 생활을 딱 일주일만 즐기고 죽을 수 있다면...'


그녀는 스스로 자신에게 24개월의 시한부를 내리고 자신을 완전히 바꾸기 시작한다.


파견사원으로는 돈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녀는 호스티스에 도전했고 못생기고 뚱뚱하고 사교성도 꽝인 그녀는 그 일을 하면서 점점 말도 잘하게 되고, 힘든 일의 병행 때문에 살도 쏙 들어가게 된다. 친구들과 블랙잭을 매일같이 연습하고, 카지노의 법칙에 대해서도 완전히 전문가가 된다. 처음에는 창피해하던 누드모델일도 점점 익숙해져갔고, 그녀는 꽤나 많은 돈을 모아 라스베이거스로 가는 것에 성공한다.


그녀는 수면제가 가득 들어가있는 통을 함께 가져간다. 하지만 카지노가 끝난 뒤 그녀는 다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되며 수면제를 먹지 못한다. 그녀는 그 시한부를 자신이 죽을 때로 옮겨놓고, 다시 한 번 당당한 30살로서의 인생을 살아가기 시작한다.



사실 이 책은 소설이라기 보다는 자기개발서 같은 특징이 두드러진다. 아마리의 인생을 돌아보면 나의 인생을 내다보는 것 같고, 완벽하게 주인공과 빙의가 된다. 화려한 언어나 얽힌 스토리는 없지만 그녀만의 어두운 생각에 잠기다 보면 그렇게 되는 것이다. 오랜만에 책을 손에서 떼어놓을 수 없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면, 정말 희망이 없는 죽음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한부들이 하루하루 생활하는 것이 우리나라 청소년의 하루하루 생활보다 행복하다. 그 이유는 시한부들은 인생의 기한이라는 것이 정해져 있어, 더 열심히 살기 위해 발버둥치기 때문이다. 청소년들은 흐릿한 안개로 가려져 있는 인생이란 길을 향해 더 이상 가기 싫어한다. 


아마리가 책 중간 중간 내뱉는 말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 말이 가장 마음에 든다.


'꿈을 가로막는 것은 시련이 아니라 안정이다.'



우리나라 청소년들도 사실은 가정이라는 안전한 지대에 건강하게 살고 있기 때문에 죽고싶다는 생각을 한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사람은 꿈을 가져야 한다. 꿈이 없으면, 시련이든 안정이든 어쨌거나 인생이란 길 중도에 주저앉고 계속 뒤를 보며 한탄할 것이다.


과거보단, 현재가 훨씬 중요하다. 지금부터라도 사소한 꿈을 현실화 시켜 나가는 일이 필요하다.

Posted by 냉콩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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